신경성형술(PEN)이란 무엇인가: 척추 통증 비수술 치료의 원리와 과정
2026. 8. 20.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주사 치료를 여러 번 받았는데 왜 효과가 금방 사라지죠?" 이 질문을 한 주에도 몇 번씩 듣습니다.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으로 오래 고생하신 분들 중에는 단순 경막외 주사(블록 주사)를 반복하다가 지쳐서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은 잠시 가라앉는데, 석 달이 지나면 다시 올라옵니다.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신경 주변에 생기는 '유착(adhesion)'이라는 현상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신경성형술(PEN, Percutaneous Epidural Neuroplasty —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그 유착을 직접 풀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 시술입니다. 오늘은 이 시술이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어떤 분들에게 적합한지를 제가 실제 진료실에서 설명하듯 풀어드리겠습니다.
"단순 주사와 신경성형술의 가장 큰 차이는 '약이 실제로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에 닿느냐'입니다. 유착이 심하면 아무리 강한 약을 써도 정작 필요한 곳엔 도달하지 못합니다." — 김준현 원장
이런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보세요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은 워낙 흔한 증상이라 '으레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증상의 양상을 잘 살펴보면 신경 압박이 실제로 진행 중인지를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호는 '신경인성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입니다.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져서 잠깐 쉬어야 하는 증상인데, 척추관 협착증(spinal canal stenosis —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는 상태)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납니다.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나아지고, 걷거나 서 있으면 다시 악화되는 패턴이 특징입니다.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에서는 한쪽 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방사통(radiating pain)이 더 두드러지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이 치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증상은 단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초기에는 허리 뻣뻣함과 간헐적 통증으로 시작해, 중기에는 다리 저림·무감각이 더해지고, 진행 시에는 보행 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단계가 되면 비수술 치료의 창이 여전히 열려 있지만, 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 근육통과 병적 신경 통증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야외 활동 후 지속되는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수면을 방해할 정도라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구조적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었습니다. 통증의 지속 기간과 강도, 일상 기능 저하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신경 주변에 유착이 생기는가
척추 신경이 지나는 공간인 경막외강(epidural space)은 정상적으로는 지방 조직과 소량의 액체로 채워져 있어 신경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디스크가 터지거나 척추관이 좁아지면 주변 조직에 염증 반응이 생기고, 이 염증이 반복되면서 섬유성 결합조직, 즉 유착이 형성됩니다.
유착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일으킵니다. 첫째, 신경 자체를 기계적으로 당기거나 압박해 지속적인 통증을 만듭니다. 둘째, 경막외강의 약물 분포를 물리적으로 차단해 기존 주사 치료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단순 경막외 주사는 약물 분포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신경성형술은 유착 박리를 통해 약물 전달 경로를 개선하는 시술입니다.
황색인대(ligamentum flavum — 척추 후방에서 척추관을 지지하는 두꺼운 인대)가 비대해지는 경우, 골극(osteophyte — 뼈 끝에 가시처럼 자라는 돌기)이 생기는 경우에도 같은 구조적 협착과 유착이 복합적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50대 이후 퇴행성 변화가 누적되면 이 모든 요소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신경성형술은 어떻게 진단 뒤에 결정되는가
시술을 결정하기 전에 진단 단계가 반드시 선행됩니다. 치료는 정확한 진단 위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주요 검사의 목적과 차이를 아래 비교 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보통 MRI를 기본으로 삼고, 증상과 영상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합니다. MRI에서 디스크 탈출 또는 척추관 협착이 확인되고, 보존 치료(물리치료·약물·단순 주사)에 6주 이상 반응이 없을 때 신경성형술 적용을 검토하게 됩니다. 신경전도검사(NCS, Nerve Conduction Study)는 신경 손상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하며, 하지 근력 저하나 반사 소실이 있을 때 추가로 시행합니다.
"영상에서 디스크가 보인다고 무조건 시술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영상 소견과 증상이 맞아떨어질 때, 그리고 적절한 보존 치료를 충분히 시도한 이후에 시술을 고려합니다." — 김준현 원장
신경성형술(PEN) 시술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신경성형술의 핵심은 가는 카테터(catheter — 유연한 가느다란 관)를 엑스선 투시(C-arm fluoroscopy) 또는 내시경 유도 아래 경막외강 내 목표 부위까지 정확히 진입시키는 것입니다. 절개가 없고 국소마취로 진행합니다.
시술 단계별 흐름
시술의 세부 단계는 아래 레이아웃 블록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점만 짚자면, 카테터가 유착 부위에 도달하면 물리적으로 유착을 박리(剝離)하는 동시에 고농도의 생리식염수와 소염제, 필요에 따라 유착 용해제(hyaluronidase)를 주입해 화학적 박리를 함께 진행합니다. 이 이중 작용이 기존 단순 주사와 다른 점입니다.
시술 후 경과
시술 직후에는 일시적인 다리 무거움이나 감각 둔화가 있을 수 있으며 대부분 수 시간 내에 회복됩니다. 시술 당일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안정이 필요하고, 격렬한 운동은 24주 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통증이 얼마나 완화되는지는 병변의 위치·정도·유착 범위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며, 시술 후 12주 시점에 외래 경과 관찰을 통해 추가 계획을 세웁니다.
경막외강신경성형술의 급여 체계와 관련해서도 주목할 만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관련 학회와 의료계에서는 경막외강신경성형술의 관리급여 전환이 만성 척추 통증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는 시술의 임상적 필요성이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맥락을 보여줍니다.
비수술 치료 옵션을 어떻게 선택하는가
척추 통증에는 신경성형술 외에도 다양한 비수술·최소침습 선택지가 있습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어떤 것이 적합한지가 달라지므로, 치료 옵션을 비교하는 카드를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제가 임상에서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현재 신경 압박이 '기능적 장애'를 일으키고 있는가. 통증만 있는 단계와 근력 저하·보행 장애가 동반된 단계는 접근이 다릅니다. 둘째, 보존 치료를 충분히 시도했는가. 물리치료, 약물치료, 단순 경막외 주사 등 1차 치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술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 근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대소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 척수 하단 신경 다발 손상으로 인한 응급 상태)은 시간을 다투는 응급입니다. 이 경우는 시술이 아니라 수술적 감압이 우선입니다.
"비수술이 좋고 수술이 나쁜 게 아닙니다. 환자분의 상태와 진행 정도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 김준현 원장
시술 후 일상 관리와 재발 예방
시술 자체는 시작이지, 끝이 아닙니다. 시술 후 유착 개선 정도와 통증 감소는 개인에 따라 다르며, 증상 개선 후에도 허리 주변 구조 강화가 중요합니다.
허리 심부에 위치한 다열근(multifidus)과 복횡근(transversus abdominis)은 척추 분절을 안정시키는 핵심 근육입니다. 이 근육들은 일반 근력 운동으로는 잘 강화되지 않으며, 척추안정화운동(stabilization exercise)이라는 특정 방식의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합니다. 통증 완화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며, 증상이 개선되면 운동 치료사 또는 재활의학과와 협력해 단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는 자세, 허리를 구부리고 무거운 것을 드는 동작, 딱딱하고 충격이 많은 운동은 척추관 내 압력을 높여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체중 관리도 중요합니다. 복부 비만은 허리에 지속적인 전방 굴곡 부하를 걸어 디스크와 신경에 부담을 줍니다. 금연은 특히 디스크 영양 공급(디스크는 혈관이 없어 확산으로만 영양을 받습니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권고드립니다.
이런 경우 즉시 또는 조속히 병원에 오세요
통증을 '참으면 낫겠지' 하며 미루다가 신경 손상이 돌이키기 어려운 단계까지 진행된 경우를 진료실에서 어렵지 않게 봅니다. 아래 체크리스트에 해당하면 지체 없이 전문의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의정부탑정형외과의원은 경기도 의정부 지역에서 척추·관절 비수술·최소침습 통합진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료 및 상담은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칼럼은 의학적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인의 진단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래 FAQ에서 신경성형술에 대해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질문들을 정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경성형술(PEN)은 수술인가요, 시술인가요?
A. 시술(최소침습 처치)에 해당합니다. 전신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고 국소마취 후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입원 기간도 보통 1~2일 내외로 짧습니다.
Q. 단순 경막외 주사(블록 주사)와 어떻게 다른가요?
A. 단순 경막외 주사는 바늘을 경막외강에 찌르고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약이 퍼지는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신경성형술은 카테터를 목표 부위까지 유도해 유착을 직접 박리하면서 약물을 정밀 전달하므로, 유착이 있는 경우 약물 도달 효율이 다릅니다.
Q. 시술 효과는 얼마나 지속되나요?
A. 개인의 병변 정도·생활 습관·이후 재활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효과 지속 기간에 대해 단정할 수 없으며, 시술 후 척추 안정화 운동과 생활 교정이 병행될 때 관리 효과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Q. 몇 번이나 받을 수 있나요?
A. 시술 횟수는 환자의 반응과 상태에 따라 전문의가 개별적으로 결정합니다. 무한정 반복하는 것보다는 시술 후 경과를 보며 다음 단계 치료 계획을 함께 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Q. 어떤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나요?
A. 혈액응고 장애가 있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시술 부위에 활동성 감염이 있는 경우, 조영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등은 시술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된 마미증후군 같은 응급 상태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입니다.
Q.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A. 시술 당일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 권장되며, 가벼운 보행은 대부분 다음 날부터 가능합니다. 다만 격렬한 운동이나 허리에 부담이 큰 작업은 2~4주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담당 의사와 확인하셔야 합니다.
Q. MRI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통증이 심합니다. 신경성형술이 도움이 될까요?
A. MRI는 구조적 이상을 보는 검사로, 기능적 신경 자극이나 경미한 유착은 영상에 뚜렷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상과 신체 검진, 필요 시 신경전도검사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며, 영상만으로 시술 적응증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